경범죄로 한인 불체자 속속 추방 대기
과속과 음주운전 등 경범죄 단속을 통해 불법체류자를 적발하거나 추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7일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한인 불체자 적발 사례가 5건에 달했다. 총영사관의 정연원 경찰영사는 “예년 통계가 따로 없어 정확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부임 후 1년 반 동안 한달 새 이렇게 많이 한인 불체자가 적발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인 서류미비자들은 주로 음주운전이나 과속, 무면허, 교통사고 등 교통법규 위반이나 사고 등으로 적발되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국토안보부가 발표한 지침서에서 사소한 교통위반이나 작은 절도행위로 체포된 서류미비자들이라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명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즉,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체자 기습단속을 통해 적발되기 보다는 지역 경찰이 서류미비자 단속에 협력하는 287(g) 프로그램을 불체자 체포와 추방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프로그램은 카운티 경찰에게 연방정부의 고유권한인 불체자 단속권한을 부여하는 강력한 조치다. 일단 체포된 사람은 지문과 신원 조회를 통해 불법체류자로 확인되면 수감된 뒤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 인계하는 절차를 밟는다. 조지아에서는 귀넷, 캅 등 4개 카운티에서만 시행 중이다. 특히 한인밀집 거주 지역인 귀넷 카운티는 오는 2019년 6월까지 연장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시행 이후, 2016년 6월 현재 귀넷에서 2만9210명이 287(g)를 통해 연방정부로 넘겨졌다. 이중 1614명은 무면허 운전 등 운전면허관련 법규 위반으로 체포됐다. 또 다른 6788명은 음주운전을 포함한 교통법규 위반이었다. 정 영사는 “과거에는 경범죄로 체포되더라도 보석금으로 풀려나곤 했지만, 요즘에는 불체자의 경우 예외없이 추방 조치가 취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단속 기관 관계자들에 문의해보면 특별히 강화된 내용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민자 단체와 변호사들은 서류미비 한인들은 물론, 합법 신분의 한인들도 준법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당부하고 있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따른 여파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 모른다는 해석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가령 영주권 신분으로 경범죄를 지을 경우 바로 추방되지는 않지만 해외에 있다가 미국으로 입국시 또 다른 행정명령으로 인해 입국이 불허될 수도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정 경찰영사도“한인들 누구나 사소한 법규라도 위반하는 것이 독이 될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만약 불체신분으로 적발됐을 경우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영사면담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순우 기자